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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커버이미지)
    [역사]광주
    • 김준 지음
    • 도서출판 가지
    • 2024-02-19

    풍요와 무등(無等)이 공존하는 삶 맛과 멋을 찾아 떠나는 ‘광주정신’ 사용설명서 속 깊은 도시여행자를 위한 광주 인문여행 안내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심리적 무게감 때문에 어떻게 읽어야 할지 조심스러운 텍스트가 광주광역시다. 이 도시에 오래 살면서 도시의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광주를 의향(義鄕), 예향(藝鄕), 미향(味鄕)의 ‘삼향(三鄕)’이라는, 고전적이지만 최적인 정체성으로 읽어낸다. 광주에는 임진란과 한말 위기에 처한 나라를 목숨 바쳐 구한 호남의병이 있었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불씨를 살린 광주학생운동이 있었고 1980년의 광주정신이 있었다. 한국화를 대표하는 남종화, 민족혼이 담긴 남도소리 등 남도의 문화가 소비되고 유통되는 중심에 광주가 있고, 음식 역시 풍요로운 남도의 맛이 한 상에 모여 아무 식당이나 문 열고 들어가도 실망하지 않는 곳이 광주다. 맛과 멋 너머로 펼쳐지는 무등(無等)의 삶이 궁금하다면 이제 이 사용설명서를 들고 그 땅을 걸어볼 때다. 시리즈에 대하여알면 더 사랑하게 되는 로컬의 재발견, 줄여서 ‘여도인’ 시리즈는 국내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전국의 도시들을 인문적 시선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풍경 이면의 뿌리와 정신까지 읽어주는 문화 안내서이다. 그 도시에서 태어났거나 어떤 이유로든 오래 머물면서 문화의 흐름과 변천사를 지켜본 저자들이 그 지역의 주요 역사·지리적 배경, 고유한 음식과 축제, 건축과 주거문화, 현지민의 언어와 대표적 인물, 그밖에 다양한 풍속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 지역의 고유함과 차이를 알게 한다. 인문적 스토리를 찾아 느린 도시 여행을 즐기는 사람, 그 도시에서 한번쯤 살아보거나 이주할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 ‘로컬의 재발견’을 시도하고 있는 오늘의 젊은 세대들에게 공간에 담긴 서사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는 도도한 의향(義鄕) 도시 곳곳에서 예(藝)와 미(味)의 풍요를 즐기다 일반 수박의 끝물인 늦여름에 출하되는 거대한 크기의 무등산수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작가인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BTS 멤버 제이홉의 고향. 광주광역시를 기억하는 세대별 아이콘을 이 세 가지로 압축해보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관통하고 있는 이 도시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비옥한 토지와 풍족한 물산으로 완성해내는 맛(味), 무등(無等)을 지향하는 공동체의식으로 실천하는 올바름(義), 육자배기토리의 깊은 멋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藝)이 바로 그것이다.광주 음식은 남도의 물산이 모여 만든 전라도 밥상의 집합이다. 여수 장어, 고흥 유자, 벌교 꼬막이 전라선을 타고 목포 흑산홍어, 무안 세발낙지, 함평 한우가 호남선을 타고 광주로 온다. 남해 바다와 지리산의 산물이 섬진강을 타고 올라오고 섬과 갯벌의 바다 맛이 영산강을 따라 올라온다. 날씨가 따뜻해 겨울철에도 밭에는 배추와 파가 푸릇푸릇하고, 바다와 갯벌에서는 김과 미역, 파래, 감태가 자란다. 그 재료를 모아 야무진 손맛으로 재창조한 송정떡갈비, 오리탕, 한정식, 보리밥, 김치가 전통적인 ‘광주 오미’다. 여기서 김치를 빼고 주먹밥, 육전, 상추튀김을 넣으면 현대적인 ‘광주 7미’가 된다. 남도 사람들은 이런 광주 음식을 ‘게미가 있다’고 표현한다. ‘담백하고 깊은 맛이 있다’는 뜻이다. 광주와 전라도의 맛은 음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시, 그림에도 있다. 전라도의 맛은 잘 숙성된 삭힘의 맛이다. 육자배기토리로 부르는 진도아리랑과 강강술래, 독특한 시김새로 부르는 임방울의 판소리가 설움과 탄식이라는 삭힘의 맛을 보여준다. 운치 있는 산수로 조선 화단에 큰 획을 그은 남종화의 거목 의재 허백련, 시문학파를 결성해 순수문학을 주도한 시인 용아 박용철과 김영랑 등도 숙성된 예술세계를 펼친 광주의 예인들이다.광주에는 충장로, 제봉로, 죽봉로 등 의병장의 호를 딴 도로명이 많다. 임진란과 한말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일어선 의병들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의병은 고향을 지키는 향보의병 성격이 강한 데 비해 호남 의병은 근왕의병 성격이 강했다. 1929년 11월 3일, 일본 국경일인 명치절에 조선 학생들이 시작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 ‘60만세운동’과 함께 일제강점기 3대 독립운동으로 꼽히며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제정하게 했다. 1980년의 5·18민주화운동은 20여 년 동안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어 동시대에 국가폭력의 아픔을 겪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게도 희망이 되어주었다. 오늘날 광주정신은 민주주의와 인권 투쟁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이 책은 광주의 흔들림 없이 도도한 정체성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안내하는 도시 인문학서다.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건 부담스럽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훑어보고 싶지도 않은 여행자에게 광주를 깊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義)의 도시에서 예(藝)와 미(味)의 풍요를 즐길 수 있는 곳곳을 소개하고, 저자와 그 가족이 선대부터 체험해온 다양한 이야기들을 곳곳에 끼워 넣어 생동감을 더한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광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읽는 것과 같다. 제1부 ‘도도히 흐르는 광주정신’에서는 호남 의병과 광주학생독립운동, 5·18민주화운동의 구체적인 내용 및 그 의미를 소개하고 역사 속 선조들의 유훈에서 광주정신의 뿌리를 찾아본다. 성리학을 기반으로 당대를 이상사회로 만들고자 했던 정암 조광조, 소쇄원이라는 멋진 누정을 지역과 문중과 학파를 초월한 소통공간으로 삼은 양산보를 건너 김대중으로 이어지는 무등의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제2부 ‘도시의 역사, 역사의 도시’에서는 영산강과 광주천에 기대어 살아온 옛 광주인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조선 팔도 시절 작은 고을이던 광주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광주의 관문이 된 철길은 어떤 변천사를 달려 왔는지를 살펴보고, 광주인의 정신을 살찌운 인문공간 누정과 지금은 사라진 역사공간 경양방죽과 광주읍성도 소개한다. 광주 근대화의 요람인 양림동, 광주 최초의 도시공원인 광주공원, 옛 광주의 나들목이던 서창마을도 역사 속 광주 모습이다. 제3부 ‘도시 산책’에서는 오늘의 광주를 만날 수 있다. 광주 사람들의 등대와 같은 무등산, ‘광주의 명동’이라 불리는 충장로, 1913송정역시장과 전통시장들, 민주화운동의 성지이면서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전남대학교, 도심재생의 모범답안과도 같은 푸른길공원, 광주의 경리단길로 통하는 동명동, 청년과 주민이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청춘발산마을, 도시공동체를 꿈꾸는 문산마을,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 등이 소개된다. 제4부 ‘남도의 맛과 풍류’와 제5부 ‘기억해야 할 인물’에는 예(藝)와 미(味)가 채워져 있다. 남도 음식의 집합체인 한정식, 광주 맛의 진수인 김치, ‘광주 오미’에 도전하는 상추튀김, 떡을 치대듯 만들어내는 송정떡갈비, 육회보다 싱싱한 생고기 등이 미각 기행을 부추긴다. 이어 를 부른 임방울, 조선 왕의 멘토였던 기대승, 한센인과 결핵 환자의 아버지라 불린 최흥종, 남종화의 마지막 거목 허백련, 한국 YWCA 설립자 김필례, 노랫말로 유명한 시인 박용철 등을 통해 학(學)과 예(藝)가 어우러진 광주의 풍류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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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벨스 프로파간다 (커버이미지)
    [역사]괴벨스 프로파간다
    •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추영현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23-12-27

    교묘한 대중조작으로 “여론은 만들어 내는 것이다”모택동! 트럼프! 김일성! 선동정치 활용서제복, 연설, 행진… 대중이 자신을 잊게 만드는 선동술!괴벨스의 탁월한 선전력과 수사법 그 비책 명저!나치 프로파간다 탄생 괴벨스파울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는 히틀러 나치 정권 선전을 담당해 크게 활약한 인물이다. 그는 독일 나치스 정권의 국가대중계몽선전장관 자리에 앉아 새 선전수단 구사, 교묘한 선동정치로 1930년대 당세 확장에 크게 기여했으며 나치 선전 및 미화를 책임졌다. 독일 국민들이 나치 정권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까닭은 괴벨스의 선전선동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괴벨스는 다리가 굽었기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 때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이는 그에게 강렬한 보상심리를 유발함으로써 그의 인생을 불운하게 몰아가는 불씨가 되었다. 괴벨스는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독일문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문학·연극·언론계에서 활동했는데, 히틀러가 베를린지구당 위원장에 임명하면서 나치당에 입당했다. 이윽고 그는 국가선전기구를 장악하고 나치 프로파간다의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 히틀러 시대와 나치 프로파간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괴벨스를 빼놓을 수 없다. 나치는 광신적 집단인가? 독일의 구원책이었던가?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나치스를 광신적인 정치집단이라고 생각한다. 비정상적인 정치사상이 교묘한 선전으로 퍼진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치스는 절대 선전집단이다. 대중이 가장 잘 받아들일 만한 소재를 정치사상으로 선택한 집단이라는 의미이다. 광신적인 정치집단이 대중을 억지로 끌고 다닌 것이 아니다. 절대 선전집단이 대중의 내재된 욕망을 철저하게 증폭시킨 것이다. 그 과정은 어땠는지,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 책은 괴벨스 나치 프로파간다라는 그 큰 물줄기를 분석한다. 대중사회와 민주주의가 합쳐진 사회가 이어지는 한 이 책이 언급한 내용들은 결코 빛바래지 않는다. 나치스를 주제로 서술한 내용은 오늘날에도 세상 곳곳에서 펼쳐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치보다 선전선동이 먼저였다!보통 ‘나치 프로파간다’란 나치스라는 정당의 프로파간다를 말한다. 당의 선전이다. 정당이니 물론 정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정당에 속한 정치가에게는 무언가 분명 정치적인 신념이 있다. 정책을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이 실질적으로 정치를 구성한다. 그 실질적인 요소를 지지받기 위해 정치 선전을 한다. 선전은 정치의 도구이자 수단이다. 나치스 프로파간다는 선전의 절대성을 나타낸다. 즉 나치스는 정당으로서 실현하고 싶은 정치 내용을 먼저 지니고 있으며 이를 선전하고 싶은 집단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 책의 대전제이다. 그들에게는 선전이 먼저였다. 나치스의 선전은 정치를 위한 기술이 아니다. 정치는 선전을 완수하기 위한 상대적인 도구였다. 선전하면 반드시 압도적인 효과가 나타나 엄청난 인기를 끌 내용, 이를 찾아서 정당의 사상이나 정책으로 삼았다. 괴벨스는 효과적인 선전을 위해 정치 내용을 선택했다. 정치가 먼저가 아니라 선전선동이 먼저였다. 그것이 나치스의 정체다.우리는 오늘도 작은 괴벨스, 작은 히틀러를 마주한다!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것은 1933년, 제3제국이라 부른 나치스 체제가 무너진 것은 1945년, 겨우 12년 세월이었다. 그 사이 아우슈비츠를 비롯해 광기에 휩싸인 무시무시한 현실이 있었다. 그 체제의 핵심 기능을 수행한 것을 이 책에서는 선전이라는 이름으로 요약했다. 괴벨스를 시작으로 하는 선전형 인간 집단이 마음대로 국민을 조종했다. 그렇지만 위대한 사상가와 시인의 나라 백성이었던 사람들이 어째서 그토록 잔인한 사형집행인과 재판관 나라의 국민으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어떻게 순순히 나치스의 신앙 체제에 편입되었을까? 심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나치스 연구에서는 저마다의 사례 하나하나는 몰라도 총체적으로 선전을 살펴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 책이 흥미를 끄는 이유는 나치스의 뛰어난 선전 전략과 수사학을 만날 수 있는 한편, 아주 가까운 인간을 인식하는 방법과도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시대와 나라는 달라도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작은 괴벨스, 작은 히틀러와 만났거나 지금도 마주보고 있다. 대중은 선동정치 유언비어를 더 좋아한다!나치스 선전=프로파간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바로 하켄크로이츠라는 독특한 심벌, 통일된 제복 디자인, 선거 슬로건이나 깃발, 당 대회에서 장엄한 행진이나 서치라이트, 화톳불을 절묘하게 이용한 아름다운 행렬, 히틀러의 매력적인 연설과 몸짓 그리고 알베르트 슈페어의 체펠린 비행장 같이 장엄한 건축물 등이 떠오른다. 우리는 나치스가 정치를 볼거리 가득한 예술로 만드는 데 성공한 정치 운동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갖고 있다. 때문에 괴벨스의 일기를 하나의 선전으로 보는 이 책의 관점은 기존 관점과는 또 다른 흥미진진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 책의 독특한 시점은 선전을 단순한 볼거리로 보지 않고 공허한 정치운동의 자기 확대로 읽어야만 흥미 깊게 이해할 수 있다.인간의 심연 그 깊은 곳을 탐구하다!그러나 이 책은 그런 공허한 정치 선전이 성공적으로 확대해 간 체계만이 아니라 그런 선전의 자기 확대 기능이 균형을 잃고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대중들은 아무리 정부가 선전으로 정보를 통제하더라도 자신들의 불안과 희망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정부의 선전을 무효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 히틀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유언비어가 곳곳에서 생겨나고 반대로 전쟁 중에 히틀러가 죽었다는 유언비어도 나타났는데 이 책은 그러한 유언비어가 나치스의 선전을 흔든 체계를 분석한다. 선전의 힘으로 커진 공허한 정치운동은 또 선전의 힘으로 그 공허함을 드러냈다. 선전은 반드시 절대가 아니다.선전선동에 휘둘리는 정치 망령은 사라지지 않는다!나치스의 행동이 유별난 것일까? 아니, 이상하기는커녕 민주주의 정치에서는 매우 마땅한, 지나치게 순수하리만치 정상적인 행보를 응축할 수 있는 한 응축했다. 정치 민주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선거권은 확대된다. 정치가 대중화된다. 국정에 참여하려면 선거에서 이겨야만 한다. 선거에 이긴다는 말은 대중의 지지를 모았다는 뜻이다. 대중을 동원하지 않고 정권은 잡을 수가 없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중이 얼마나 정치를 이해하느냐와 대중의 교육 수준이다. 그런데 대중에게는 복잡한 정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면 정치는 알기 쉬워야 한다. 대중에게 호소하고 선전하기 쉬운 정책 카드를 많이 제시하면 선거에 이길 수 있다. 선전하기 쉬운 정책이란 그 시절에 받아들이기 쉬운 정책이다. 받아들이기 쉬운 정책이란 정치가가 생각하는 이상(理想)보다 마케팅에서 나온다. 해당 시기에 선전효과가 큰 정치 내용이나 정치 이야기를 정책으로 선택하면 권력을 잡을 수 있다. 정치를 위한 선전에서 선전을 위한 정치로. 사실 그 항로는 나치스만이 걸어 온 기이한 항로가 아니다. 근대 민주주의의 추세가 만들어냈으며 오늘날 세계에서도 많건 적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 항로를 아주 충실하게 따라온 대표적인 예가 나치스였을 뿐이다. 나치 프로파간다는 민주주의 정치가 이르는 하나의 결말이다. 그 골을 향해 나치스는 국민주의와 사회주의, 유대인 배척이라는 세 장의 카드를 억지로 묶어서 재빠르게 가장 먼저 달려간 것이다. 괴벨스 프로파간다는 21세기에도 살아 떠돈다! 《괴벨스 프로파간다》는 괴벨스와 히틀러의 선전 전략사상을 설명한 뒤에 그들이 나와 우리를 어떻게 나눠서 사용했는지, 외부를 믿게 만들기 위해 내부를 세뇌해 둬야만 하는 순서와 프로파간다를 어떻게 조직했는지, 정치와 선전 기술을 일치시키는 일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이런 문제를 명확하게 기술했다. 히틀러와 괴벨스의 선전 전략은 그 뒤 차례차례 부드럽고 민주적으로 많이 개량되었지만 그 골자는 거의 그대로 현대 미디어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상투적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이 책은 나치스 정치를 프로파간다=선전이라는 시점으로 파악하고 그들이 만들어 낸 제복이나 행진, 당 대회, 연설, 방송, 영화 같이 다양한 정치 문화 현상이 얼마나 그 시대 사람들을 끌어당겼느냐는 점에서 주목한다.모택동! 김일성! 트럼프 필독 활용!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뒤 연구로 밝혀진 나치스의 정치 선전선동 방식을 저자 추영현이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동시대 사람들의 생생한 시점으로 소개하면서 고찰하는 비평 형식을 따랐다. 때문에 나치스의 선전선동이 정치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대중이 거기에 매료된 그 시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20세기 시작 무렵 나치 프로파간다를 제대로 읽음으로써 오늘날 선전선동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다. 또한 나치 프로파간다의 허상을 깨달음과 동시에 현대의 여론 조작 및 다양한 군중집회 등 선전선동에 자신도 모르게 휘둘릴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기를 맞이하는지 그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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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공내전 - 신중국과 대만의 탄생 (커버이미지)
    [역사]국공내전 - 신중국과 대만의 탄생
    • 이철의 지음
    • 앨피
    • 2024-02-19

    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말하는가?양안 갈등의 기원중국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철도노동자이자 노동운동가인 지은이는 중국 대륙 곳곳을 찾아다니며 그곳의 사람과 역사를 만났다. 그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깊이 공부하고, 그것을 나누고자 글을 써 왔다. 이 책은 현재의 중국을 탄생시킨 국공내전에 대한 그의 오랜 공부와 통찰의 결과물이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승리에 대한 ‘신화’를 덜어내고, 일본의 중국 침공과 미국·소련의 정책 등 당시 국제 정세가 내전에 미친 영향을 두루 살피며 역사의 진실에 치열하게 다가간다. 마오쩌둥과 장제스를 영웅 또는 악한으로 단순화하지 않으며, 중국공산당의 과거와 현재의 거리에 대해서도 고민을 담은 질문을 던진다. 중국을 쉽게 미워하거나 쉽게 외면하는 시대에, 중국이 걸어온 길을 직시하려는 의미 있는 책이다.” _ 박민희 한겨레 논설위원, 《중국 딜레마》 지은이‘일국양제’의 역사적 기원1949년 10월 1일 천안문 광장에서 마오쩌둥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선포하였다. 국공내전은 처음에 국민당의 압도적 우세로 시작되었으나 공산당은 특유의 조직력과 유연한 전략 전술로 전세를 뒤집었다. 내전은 장제스와 국민당이 대만으로 천도하며 끝이 났다. 중국에서는 이 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부르며, 공산당과 싸웠던 국민당은 반란을 평정한다는 뜻의 ‘동원감란動員戡亂’이라고 불렀다. 국민당과 장제스의 입장에서 이 전쟁은 반란을 평정하고 비적을 토벌하는 일이었다. 5년 동안 양쪽이 각각 5백만 명이 넘는 병사를 동원했으며, 중국 대륙 전체가 전화戰火에 휩싸였다. … 중국 현대사는 내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군벌 할거의 천하대란을 평정한 일세의 효웅梟雄이었던 장제스와 국민정부는 왜 공산당에 패배하였을까? 미약했던 마오쩌둥의 공산당은 어떻게 장제스의 국민당군을 물리칠 수 있었을까?미국의 역할과 책임1949년 1월 21일, 마침내 장제스가 하야를 선언했다. 그날 미 국무장관에 취임한 애치슨은 장제스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직하기 전에 중국의 외화와 화폐를 모두 타이완으로 가져갔다. 미국의 군사원조 장비도 모두 가지고 갔다.” 반면에 장제스는 이렇게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이 말로는 중국을 중공에 넘겨줄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지원하는 건 쩨쩨하고 온갖 트집만 잡는다. 그들이 원조를 제대로 했으면 우리가 이 모양이 되었겠는가?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책임을 우리에게 미루니 부도덕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1949년 8월 10일 일기에 이렇게 썼다. “마셜과 애치슨은 중국 정책의 잘못과 실패를 가리기 위해 중미 양국의 전통적 우의를 해쳤고, 미국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국내 최초 본격 내전기중국에는 내전 관련 기록물이 엄청나게 많을 뿐 아니라 몇 권으로 축약한 실록을 비롯하여 많은 도서가 출판되어 있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는 한국인 저자가 쓴 내전기는 물론, 전쟁 전반을 다룬 번역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전문가나 역사 전문가가 아니며 전쟁물을 좋아하는 ‘밀리터리 덕후’도 아닌 저자가 방대한 내전기에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중국 여행과 중국어, 드라마이다. 중국 여행을 다니며 말을 배우고 드라마를 보며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면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어 할 것 같아” 내전기를 쓰게 되었다. 겨자씨보다 작던 공산당이 어떻게 막강한 국민당을 물리치고 대륙을 통일할 수 있었을까? 중국 곳곳의 내전 관련 기념공원・열사묘역・기념관 등을 방문하고, 중국어를 익힐 목적으로 중국 드라마 <해방>을 보면서 저자의 머릿속에는 이런 의문들이 생겼다. 중일전쟁 때 일본의 점령지에서 공산당은 어떻게 생존하며 세력을 키울 수 있었을까? 내전 초기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공산당이 끝내 역전승을 거둔 요인은 무엇일까? 중국 농민들은 왜 공산당을 일방적으로 응원했을까? 학생운동과 지식인, 민주당파는 왜 공산당을 지지하게 되었을까? 항일이나 평화 등 중요한 명분을 공산당이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내전이 현대 중국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며, 당시의 공산당과 지금의 중국공산당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비록 《국공내전》이 이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말해 주지 않지만, 전세를 가른 전투마다 양측이 임했던 자세와 작전 계획, 당시의 정세와 사회적 분위기 등을 통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단서들을 하나씩 캐내며 마침내 대륙 통일이라는 대단원으로 나아가는 극적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다.최대한 사실에 따라 캐내고 거듭 확인하여중국 내전은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전개 양상도 대단히 복잡하다. 국민당과 공산당이 주역이지만, 미국도 깊숙이 개입하였다. 소련과 북한도 내전에 개입했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단역으로 등장한다. 벌어진 전투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서 저자는 “마치 돌밭에서 돌멩이를 캐내듯” 전투 하나하나를 발굴해 냈다고 밝혔다. 전쟁 과정에서 정치・경제・민생 전반의 상황과 함께, 학생운동이나 민주 세력의 입장도 찾아 살펴야 해서 자료를 찾고 관련 서적을 검토하는 데에만 1년여, 그 뒤 인터넷신문에 2년간 연재하며 중복된 내용을 정리하고 다듬었고, 출간하기로 결심하고선 또다시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중국공산당 홈페이지 ‘인민망’을 비롯하여 중국 포털 바이두를 검색하면 나오는 엄청난 자료들에서 필요한 자료를 고르고 사실 여부와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모택동 선집’을 비롯하여 국내에 번역된 내전 관련 책자들, ‘장제스 평전’을 포함한 미국인 필자들의 책을 함께 보았다. 자료의 출처를 글에서 일일이 밝히지는 않았고 책 뒤에 참고문헌으로 정리하였다. 글 중간에 삽입한 대화체는 재미를 위해 재구성한 것이지만 허구는 아니다. 인용한 내전 드라마의 내용도 모두 기록에 따른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하였다. 무엇보다 저자는 최대한 사실에 따라 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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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 콩이와 함께하는 35개국 역사 여행 (커버이미지)
    [역사]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 콩이와 함께하는 35개국 역사 여행
    • 김유석 지음, 김혜련 그림
    • 틈새책방
    • 2017-12-07

    \"국기는 한 국가를 가장 함축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매체다.\"-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국기’라는 창을 통해 읽는 세계사 입문서〈틈새책방〉은 생각의 틈을 채우는 콘텐츠를 독자들과 공유하는 출판사입니다. 신간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콩이와 함께하는 35개국 역사 여행》은 기존의 역사책에서는 다루지 않은 국가의 형성 과정을 국기라는 창을 통해 보여줍니다. 국기는 우리가 다른 나라를 볼 때 처음으로 마주치는 상징입니다. 이 상징은 우연히 생긴 게 아닙니다. 국가의 뿌리와 정체성을 담아 공동체의 구성원이 길이 공유할 수 있는, 국가의 근간입니다. 따라서 이 상징을 읽어낸다면, 그 나라의 역사와 정신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창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국기에는 단순히 복잡한 역사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각종 신화나 흥미로운 영웅담이 함축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상징을 통해 단합을 이루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신화나 영웅담이 ‘역사’가 되어 지금도 이어지는 상징물이 바로 국기인 것입니다. 크로아티아 국기에는 왜 체크무늬가 들어가 있을까? 크로아티아 국기에는 체크무늬가 국장(國章: 한 나라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체크무늬는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에도 들어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크로아티아는 왜 체크무늬를 국기에 넣었을까요? 여기에는 크로아티아의 영웅담이 얽혀 있습니다.10세기 말 베네치아 총독 피에트로 오르세올로 2세(Pietro II Orseolo)는 아드리아해의 제해권을 두고 바다 건너 크로아티아와 격돌하게 됩니다. 강력한 도시국가였던 베네치아는 크로아티아 국왕 스테판 드르지슬라프(Stjepan Dr?slav)를 포로로 잡게 돼죠. 그런데 베네치아 총독 피에트로는 크로아티아 국왕 스테판에게 뜻밖의 제안을 합니다. 체스 실력이 출중했던 스테판에게 체스로 이기면 풀어주겠다는 제안이었죠. 스테판으로서는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결국 피에트로는 스테판에게 세 판을 내리 지고 맙니다. 결국 스테판 왕은 풀려났고, 베네치아에 대한 항전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이렇게 ‘체스로 나라를 구한’ 스테판 왕을 기리기 위해 국기에 체크무늬를 넣고 그 정신을 기리는 것입니다. 300장의 ‘콩이’ 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역사 여행《국기에 그려진 세계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그 이유는 일러스트 때문입니다. 텍스트 옆에 붙는 장식이 아닌, 텍스트를 설명할 수 있는 작가를 찾아 300여 장에 이르는 일러스트를 그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일러스트 작가 김혜련은 만 2년간 이 작업을 하며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러스트로 이 책을 가득 채웠습니다. ‘콩이’는 김혜련 작가의 분신이자 길잡이로서 역사 여행을 함께하는 독자들의 동반자입니다.익숙한 국기로 생소한 세계사의 허들을 낮추다세계사를 공부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모든 것이 낯설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사건들을 머릿속에 집어넣기도 벅찬데 이름과 지명마저 생소하다 보니, 공부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고유명사만 외우다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판 시장에서 한국사에 비해 세계사 분야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독자들이 세계사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세계사에 흥미를 가지기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 높아서입니다. 이런 허들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콘텐츠가 국기입니다. 국기는 독자들이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상징입니다. 뉴스를 보거나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보거나 여행을 갈 때 국기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국기만큼은 익숙합니다. 이렇게 익숙한 국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됩니다. 여기에 텍스트보다 직관적인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독자들이 훨씬 편하게 이해하고 세계사에 대한 기초를 쌓을 수 있는 입문서가 될 수 있습니다. 한 폭의 국기에 담긴 방대한 역사국기 한 폭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요? 한 장의 국기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인 국기를 정하는데 대충 만들 나라는 없습니다. 그 나라의 역사와 민족, 정체성을 함축한 상징이 국기이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 국기에는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가 새겨져 있습니다. 포르투갈이 뛰어난 천문관측기술을 바탕으로 항해술을 발달시켜 대항해시대의 지배자가 됐음을 의미하는 상징입니다. 옆 나라 스페인 국기에는 석류 그림이 들어 있습니다. 1492년 재정복운동(레콘키스타)을 끝냈을 때 마지막을 정복한 도시가 그라나다이고, 그라나다는 스페인어로 석류를 의미합니다.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에는 왜 유니언잭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여기에는 프랑스 식민지에서 영국 식민지가 된 캐나다의 역사와 미국독립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한 장의 그림에는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고, 그 이야기들은 그 나라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나라의 국기를 공부하는 것은 그 나라의 근간을 알아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국기는 연결되어 있다국기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독자적인 상징이지만, 나라에 따라서는 비슷한 국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미국과 아프리카 대륙 서안에 위치한 라이베리아라는 나라의 국기는 거의 흡사합니다. 가장 유명한 인물이 전 AC 밀란 소속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조지 웨아일 정도로 생소한 나라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해방 노예가 이주해서 만든 나라입니다. 유럽 국가들이 프랑스와 비슷한 모양의 삼색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의 영향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녹색, 노란색, 빨간색의 세 가지 색깔을 바탕으로 국기를 만든 이유는 아프리카 독립의 상징, 에티오피아의 영향 때문입니다. 국기를 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연관성과 규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관성을 이해하게 되면 세계의 역사가 고립된 것이 아닌 연관되어 있고, 함께 발전해왔음을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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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 탐정이 된 두 의사가 밝히는 죽음의 X파일 (커버이미지)
    [역사]그가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 탐정이 된 두 의사가 밝히는 죽음의 X파일
    • 류위즈.바이잉위 지음, 강은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12-07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의학 이야기 현대의 셜록 홈즈, 역사 속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다이 책의 주제는 ‘죽음’이다. 대개 영화 속 인물들은 총에 맞으면 바로 죽어버리고, 책이나 신문에서는 ‘총에 맞아 사망했다’라는 짧은 말로 죽음을 묘사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현실 세계에서의 죽음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역사 속 죽음의 비밀을 흥미진진하게 파헤치고 있는 이 책은 두 외과의사가 각양각색의 상처와 질병을 마주하면서 한때 세상을 놀라게 한 죽음은 어땠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그들은 대체 어떻게 죽은 것일까? 사망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총탄? 출혈? 세균? 아니면 다른 것? 마치 탐정이라도 된 듯 시공간을 뛰어넘어 죽음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당시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어떤 실수와 오류를 범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괜한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닌지 등을 사실에 근거해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만약 그들이 21세기에 태어나 설비가 완벽하게 구비된 응급실로 실려 왔다면 혹시 살아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가정에 대해서도 현대 의학의 기술 수준에 비춰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탐정 소설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역사 속 죽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링컨, 루스벨트, 퀴리 부인, 스티브 잡스, 마이클 잭슨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16인의 인물들이 각각 어떤 병으로 죽었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먼저 환자의 병력과 병의 경과, 부검에 이르기까지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서술한 다음, 시공간을 뛰어넘어 21세기 의학적 측면에서 환자의 죽음을 살펴봄으로써 전문성과 재미를 모두 살렸다. 후반부에서는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죽음과 관련된 재미있는 지식을 소개한다. 죽은 후 우리 몸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죽은 사람도 사정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혼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등 엉뚱하지만 한 번씩은 궁금해 했던 부분들을 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있다.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며 하루하루를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야 한다고 했다. 저자 또한 책 속에서 역사적 인물의 죽음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아마도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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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 한순구의 게임이론으로 읽는 역사 (커버이미지)
    [역사]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 한순구의 게임이론으로 읽는 역사
    • 한순구 지음
    • 삼성글로벌리서치
    • 2024-02-19

    경제학자의 특별한 역사수업항우부터 고르바초프까지 게임이론으로 다시 읽는 13가지 역사적 사건여기 유명한 패배자들이 있다. 이들은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으나 여러 이유로 최후의 승리자는 되지 못했다. 누군가는 잘못된 선택을 했고, 누군가는 충격적인 배신을 당했다. 상대도 안 된다 여겼던 약자에게 졌고, 최선을 다했으나 패하기도 했다. 대부분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은 탁월한 인물들이기에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하다. 한순구 교수가 게임이론을 적용하여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어야 하는지 분석한다. 이들이 게임이론을 알았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흥미로운 것은 선택과 결단 앞에 서 있던 역사 속 인물들의 고뇌가 오래전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 속 인물들의 고민과 저자가 건네는 조언은 오늘날의 조직 생활에도 맞아떨어진다. 역사를 읽는 재미 속에 게임이론을 배우고 전략적 사고법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다.경제학자가 역사를 읽는 법“내가 평생 공부해온 경제학, 그중에서도 게임이론은 사람들이 계획하고 실행하는 ‘전략’과 ‘선택’을 체계적으로 깊이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선택의 갈림길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를 펼쳐놓고 가장 유리한 쪽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연구 분야라 하겠다. 이런 공부를 오래 하다 보니 역사 속 인물들이 결정적 순간에 내린 판단에 대해서도 게임이론의 논리를 가지고 분석하는 습관이 생겼다. 더 나아가 역사 속 어떤 인물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어째서 그런 결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도 던져보게 되었다.”- 에서역사를 읽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소설가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극적인 재미를 더할 것이고 과학자라면 과학 발전의 단계를 따라가며 과학의 눈으로 역사를 재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경제학자가 역사를 읽는 방법은? 경제학자이자 게임이론 전문가인 이 책의 저자는 역사를 게임이론을 통해 다시 읽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13가지 사건의 주인공들은 전쟁에서 지거나 국가 운영에서 실패를 경험한 이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역사 속에서 큰 실패로 끝난 잘못된 결정이라 하더라도 100% 틀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 결정을 내린 사람들도 역사가 기억할 만큼 출중한 인물들이고 99%는 합당한 선택이었으나 다만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항으로 인한 1% 부족한 판단으로 역사책에는 큰 실패를 한 사람으로 기록되었을 뿐이다. 이들이 놓친 한 수는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각각의 사건과 그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게임이론을 짝지어 이들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이들이 시간을 되돌려 저자의 분석에 따른다면 과연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항우가 놓친 한 수: ‘비협조적 게임’ 이론 “‘비협조적 게임’ 이론의 논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과거의 은혜는 쉽게 잊지만 미래의 이익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은혜를 베풀면 안 된다.”- 에서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동료든 부하 직원이든 업무를 하거나 승진을 하는 데 내가 도움을 주는 일이 생긴다. 꼭 대가를 바랐던 건 아니지만 나중에 나도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완전히 잘못된 것인 경우가 많다. 내가 도움을 요청할 경우, 그가 나를 돕기는커녕 나의 뜻에 반하거나 나의 경쟁 상대를 돕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2,200년 전 중국 초나라의 패자(霸者) 항우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자신이 목숨도 구해주고 왕으로 임명도 해준 부하들에게 배신을 당해 결국 죽음을 맞은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저자는 항우의 비극에 대해 ‘비협조적 게임’ 이론을 적용하여 설명한다. 비협조적 게임이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 존 내시 교수가 주장한 이론으로, 모든 의사결정은 개인들이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성립된다는 것이다. 분명 항우가 임명해 왕이 된 자들인데, 항우를 돕지 않고 유방의 편에 서서 싸운 것은 이미 왕이라는 자리로 포상을 받은 터라 더 이상 항우에게서는 받을 것이 없는 반면,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새로이 논공행상을 한다면 더 큰 포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항우는 부하가 충성하는 것은 내가 승진시켜준 데 대해 감사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또 승진시켜줄 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따라서 저자가 항우에게 건네는 조언은 진나라를 멸망시킨 후 논공행상을 최대한 늦추고 내부 단속에 힘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항우가 비협조적 게임 이론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었다면 “내가 임명한 부하들이 왜 나를 위해 싸워주지 않는가?”라고 탄식하며 죽어간 일은 없었으리라. 이 외에도 책에는 실패를 되돌릴 저자의 처방이 다양한 게임이론과 함께 등장한다. 유방을 위해 싸웠지만 토사구팽 당한 한신의 경우에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상하여 현재 행동을 정해야 한다는 ‘백워드인덕션’ 이론을 적용하고, 일본 통일을 눈앞에 두고 측근에게 충격적인 배신을 당한 오다 노부나가의 사례에는 담합이 언제 깨지는지를 분석하는 게임이론을 적용하여 그들이 최종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를 조언한다. 그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 역사 속 인물들의 선택과 결정이 결코 오래전에 일어난 일만은 아닌, 내가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고 조직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의사결정을 내릴 때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일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를테면 지난주에 내가 참여한 어떤 회의에서는 러시아를 공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나폴레옹 황제의 고민과 비슷한 논의를 하고, 이번 주의 어떤 회의장은 흡사 병자호란 때의 남한산성과도 같았다. 청나라 군대에 항복을 할까 아니면 끝까지 싸울까를 놓고 격론을 벌인 병자호란 때의 남한산성 말이다.” - 에서이 책은 역사 속의 인물들이 겪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 서술하고 있지만 그들의 고민은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인물들이 겪었을 고뇌와 저자가 건네는 조언은 오늘날의 조직 생활에도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고구려와 백제가 아닌 최약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을 ‘팀에서의 도덕적 해이’ 이론으로 설명하고, 나폴레옹의 이야기는 현대 조직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 중 하나인 ‘주인의식’와 ‘대리인 문제’로 확장된다. 이 책을 역사 이야기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다방면에 관심을 가진 저자답게 스포츠와 과학 등 적절한 사례와 정사와 야사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입담을 따라 역사 이야기에 빠져 있노라면 오늘도 당신 앞에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인간관계와 조직 생활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역사 속 인물 중 게임이론의 대가를 뽑는다면 누구일까? 저자는 바로 유방을 꼽는다. 탁월한 용인술의 소유자 유방은 뛰어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부하들 사이의 갈등을 잘 정리하여 모두 한마음으로 충성하도록 유도했다. 또 천하를 얻은 뒤에는 그에 맞는 시스템과 규범을 만들었다. 그랬기에 가난한 시골의 농사꾼 아들인 유방은 쟁쟁한 집안 출신 항우를 제치고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고 유방이 세운 한나라는 통일 중국을 가장 오랫동안 다스린 나라가 되었다. 저자는 이런 유방에 대해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정도의 전략가이자 게임이론의 모범답안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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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 - 강대국들은 더 좋은 영토를 위해 어떻게 전쟁을 했는가? (커버이미지)
    [역사]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 - 강대국들은 더 좋은 영토를 위해 어떻게 전쟁을 했는가?
    •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02-19

    지정학적 관점으로 세계를 보다지정학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세계에서 일어난 전쟁의 역사를 아는 것’, 즉 지구상의 어떤 위치에 자리해 어떤 지리적 위기에 노출되면서, 혹은 어떤 지리적 이점을 누리면서 발전해 왔는지를 아는 것이다. 한 나라의 위기의식이나 전략적 사고는 지리적 조건에 따라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달라진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의식이나 전략적 사고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모든 전쟁에는 지리적 조건에 따른 각국 나름의 ‘절실한 사정’이 얽혀 있다. 그런 전쟁의 역사를 아는 것이 지정학이며, 이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세계의 심층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진다.땅을 둘러싼 힘겨루기와 국제 정치 무대의 기본 논리실제로 총알이 날아다니지는 않더라도 이 세계에서는 국가와 국가 간에 지정학적 힘겨루기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일례가 과거에 소련이 붕괴되어 러시아가 되었을 때 그전까지 소련의 완충국으로 기능했던 동유럽 국가들 이 일제히 EU와 NATO에 가입한 것이다. 이것은 소련이 붕괴되어 서방 국가와 동구권 국가 사이를 가로막았던 ‘철의 장막’이 걷히면서 그곳으로 서방 국가의 영향력이 흘러들어 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과거에 소련의 영향권이었던 곳으로 서유럽이 밀고 들어간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는 ‘얕보느냐, 얕보이느냐’의 세계이기도 하다.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라는 말로 미군의 이라크 철수를 표명한 오바마는 이 결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온건 노선 때문에 중국에 얕보이게 되었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국제 정치의 무대에서는 서로의 실력과 행동을 살피고 ‘상대가 물러서면 나는 밀어붙이는’ 식의 힘겨루기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나라가 서로 균등한 힘으로 밀어붙여서 균형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어느 한쪽이 물러서면 상대는 더욱 밀어붙인다. 약점이나 틈이 보이면 단숨에 물어뜯는다. 이것이 지금까지 반복되어 온 국제 정치의 상식이다. 이런 거친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에 관한 전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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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푸드 한국사 -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외래 음식의 역사 (커버이미지)
    [역사]글로벌 푸드 한국사 -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외래 음식의 역사
    •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02-19

    외래 음식의 한반도 상륙에서부터 K푸드로의 비상까지 한국인의 식탁에 펼쳐지는바다 건너온 음식들의 한국사 가짜 위스키가 판치던 세상, 더운 여름 아이스케키 장수의 한숨, 손 뻗어 외치던 “기브 미 초콜릿”, ‘카레’가 되어버린 ‘커리’,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한국 빵, 알고 보니 글로벌 푸드였던 김치의 정체…. 들어온 시기나 계기,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한국인의 식탁에 올라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수많은 글로벌 푸드! 믿고 보는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의 안내로 한반도에 온 외래 음식의 역사를 맛보자. 아홉 가지 글로벌 푸드가 만든 달고 짜고 맵고 쌉쌀한 한국 음식문화사가 맛깔나게 펼쳐진다.1. 글로벌 푸드는 언제 어떻게 한반도에 들어왔을까? ―한국 음식사 속 글로벌 푸드이 책은 한국 고유의 음식이 아닌데도 한국인이 자연스럽게 먹고 마시는 글로벌 푸드 중 위스키, 아이스크림, 초콜릿, 피자, 커리, 우유, 빵, 차, 향신료의 한국사를 다룬 것이다. 고대부터 이어진 사람의 이동과 함께 식재료와 음식 또한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이러한 음식의 세계화는 각 나라의 사회와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푸드’를 만들어냈다.한국인의 식탁에는 이미 수많은 글로벌 푸드가 존재한다. 고추는 아주 오래전 토착화해 한국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되었는가 하면, 바나나·오렌지 같은 과일은 물론 외국산 과자와 소스 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라면·치킨·피자 같은 음식은 ‘한국화’를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이렇게 한국인의 식생활과 음식 문화를 크게 변화시킨 글로벌 푸드는 언제, 어떻게 한반도에 들어왔을까? 이 책의 저자인 주영하 교수는 “세계의 어떤 문화도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지속한 것이 없듯 음식도 예외는 아니며, 따라서 한국 음식 역시 교류와 혼종의 결과물”이라며, 한국사 속 여덟 가지 시기 구분으로 글로벌 푸드의 역사를 살핀다.그 시기는 중국으로부터 불교 문화가 유입된 삼국시대, 몽골제국과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고려시대, 아메리카의 작물이 세계로 이동한 ‘콜럼버스 교환’의 시대, 중국·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조선 후기, 본격적으로 외래 음식이 유입된 개항과 식민지 시기, 미국과 유엔의 원조에 의지해야 했던 한국전쟁과 해방 직후 시기, 식품 산업이 크게 성장한 압축 성장기, 미국식 패스트푸드점이 생겨나고 한국 음식이 세계로 나가기 시작한 세계화 이후까지다.아홉 가지 글로벌 푸드는 기원과 유래에서 시작해 한반도에 상륙하고 ‘한국화’되어가는 과정, 또 음식을 접한 당대 사람들을 반응과 사회적 영향 등의 이야기를 풍부한 문헌 자료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들려준다. 자칫 세계사와 한국사 속에서 공백이 될 뻔한 외래 음식의 한국사를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음식문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제안한다.당연히 ‘전통 한식’이라 여기는 음식의 재료 중에는 다른 나라에서 유래한 것도 있다. 한국 배추김치의 배추는 20세기 초 중국 산둥성 출신 화교들이 들고 온 씨앗에서 출발했다. 고추도 500여 년 전 중앙아메리카에서 유럽인의 배에 실려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반도에 들어와서 재배가 시작되었다. 오늘날 K푸드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치킨·닭갈비·떡볶이 같은 음식은 196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치킨은 미국산 콩에서 뽑아낸 콩기름과 대두박, 그리고 미국산 밀가루가 결합하여 탄생했다. 2010년대 이후 닭갈비와 떡볶이에 들어간 슬라이드 치즈 또한 미국에서 개발된 산업 치즈다. ―〈프롤로그〉 중에서(13쪽)임진왜란이라고 불리는 이 전쟁이 끝나고 약 100년이 지난 조선 땅에는 고추·호박·옥수수·감자 등 새로운 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이들의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이다.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무역선에 실린 이 작물들은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갔고, 다시 인도아대륙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반도에 도착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고추도 이렇게 한반도에 들어와 18세기 중반 이후 요리에 빠지지 않는 양념이 되었다. 1492년 이후 아메리카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물건 교환을 ‘콜럼버스 교환’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날 한국 음식의 상징이 된 붉은색과 매운맛은 콜럼버스 교환의 결과물이다. ―〈프롤로그〉 중에서(16쪽)2. 글로벌 푸드에 담긴 지난 100여 년 한국인의 삶―모든 세대가 함께 읽고 나누는 음식의 맛과 기억아주 오래전 한반도에 들어와 재배가 가능해진 농산물을 제외하고 오늘날 한국인이 일상에서 즐기는 글로벌 푸드 대부분은 그 역사가 길지 않다. 더욱이 지난 100여 년간 식민지, 전쟁, 경제성장, 세계화라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은 한국 사회는 서로 다른 경험을 한 여러 세대가 공존한다. 그래서 글로벌 푸드에 대한 개인의 경험과 인식이 다를 수 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이 책에서 다루는 글로벌 푸드 하나하나에 한국 사회의 변화상이 담겨 있는 동시에 그 변화를 겪으며 살아온 모든 이의 삶이 스며 있는 것이다.공식적으로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 한반도에 들어온 위스키의 역사에서는 대한제국 시기 처음 위스키를 직수입한 ‘한양상회’, 경성의 ‘카페’에서 위스키를 즐긴 모던보이, 식민지 시기부터 해방 후까지 제조된 ‘유사 위스키’와 이로 인해 일어난 각종 범죄, 군인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만든 위스키,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한국의 ‘폭탄주’ 문화까지 위스키 본고장만큼이나 흥미진진한 한국 위스키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신라시대부터 얼음 저장고를 지었을 만큼 얼음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에도, 한반도에 아이스크림이 알려진 것은 근대 일본을 통해서였다. 한국전쟁 이후까지 길거리에서 팔던 아이스케키와, 1960년대부터 공장제 생산이 시작되면서 출시된 삼강하드를 비롯해 1970년대 부라보콘과 누가바의 인기, 이제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 아이스크림 업계의 이야기까지 더해 아이스크림에 대한 달콤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초콜릿은 한국인에게 전쟁의 고통과 굶주림 속에서 유엔군을 향해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글로벌 푸드다. 하지만 압축성장기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며 초콜릿의 환상을 좇는 모습을 통해 초콜릿이 가진 착취와 향유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한반도의 역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빵을 주식으로 먹지 않는 한국에서 빵의 역사는 특별하다. 오늘날에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공장제 빵이 아니라 좋은 재료를 사용한 수제 빵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한국 제빵업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서는 19세기 말 일본에서 전해진 한반도 빵의 역사와 더불어 해방 이후 대량생산된 공장제 빵이 어떻게 시대와 조응하며 한국 사회에 확산되었는지 들려준다.이 외에도 튼튼한 어린이로 자라기 위해 매일 마셔야 했던 우유, 혼분식장려운동으로 억지로 먹어야 했던 카레 우동, ‘시래기 삶은 물’이라며 외면당했던 녹차, 한국에 처음 생긴 피자 전문점과 미국식 패스트푸드점 등 글로벌 푸드의 이야기가 가득하다.저자는 이 책을 계기로 가족, 친구, 동료, 이웃과 ‘음식 수다’를 떨어보라 제안한다.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글로벌 푸드 경험사는 또 다른 기록이 되어 한국 음식문화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위스키의 수요 증가로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오는 위스키가 부족해지자 일본산 위스키가 밀수되었다. 일본산 위스키 중 산토리에서 만든 ‘토리스(torys) 위스키’가 인기였다. …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아예 유사품을 직접 제조하는 업자도 나타났다. 지금의 부산 서구 토성동의 ‘국제양조장’이란 곳에서는 토리스 위스키의 유사품을 제조해 판매했다. 이 양조장의 위스키 이름은 ‘토리스’가 아니라 ‘도리스’였다. … 그러나 도리스 위스키는 위스키 원액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은 이름뿐인 위스키였다. ―〈위스키: 가짜 위스키가 판치던 세상〉 중에서(54~56쪽)전쟁 이후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도시에서는 암모니아로 냉동한 ‘아이스케키’를 파는 가게가 부쩍 늘어났다. 당시 아이스케키는 노란 색소를 탄 설탕물에 팥을 넣어 나무꼬챙이를 꽂아 얼린 얼음 덩어리였다. … 1950년대 서울에서 판매되던 대표적인 아이스케키의 제품명은 ‘석빙고’와 ‘앙꼬’였다. 가난한 가정의 소년들은 아이스케키를 담은 통을 메고 소리치며 골목을 누볐다. 도시의 극장 앞이나 운동회가 열리는 학교도 아이스케키를 팔기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위생이 문제였다. 당시 아이스케키는 불량식품이었다는 말이다. ―〈아이스크림: 한반도의 더위를 잠재운 달콤하고 차가운 그 맛〉 중에서(88쪽)한국전쟁을 경험한 한국인에게 초콜릿은 맛있고 신기한 음식이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추억으로만 남아 있지는 않았다. 미군을 향해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칠 수밖에 없었던 비참한 가난을 경험한 1940년대에 태어난 한국인. 이들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경제개발을 할 때 ‘초콜릿 영어 세대’로서 무역의 주역을 맡았다. … 그래서 그들은 더더욱 독재와 억압 속에서도 ‘잘살아 보자’는 각오를 다졌을 것이다.―〈초콜릿: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던 나라〉 중에서(113, 114쪽)1960~1970년대 한국인이 먹은 빵이 모두 양산업체에서 생산된 빵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당시 서울을 비롯한 도시의 중심가에는 반드시 유명한 빵집이 있었다. 특히 1960년대 정부가 나서서 분식을 장려하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당시 빵집의 이름은 ‘○○당’이나 ‘○○사’와 같은 일본식 이름이 거의 3분의 2에 이르렀다. 식민지기 재조일본인이 운영했던 빵집의 영향이 1960년대까지 지속된 것이다. … 1950년대 중반 이후 생긴 빵집들은 서양의 나라나 도시 이름을 붙였다. 독일빵집, 뉴욕빵집, 뉴시카고 등. 한국전쟁 이후 서양의 영향력이 빵에 개입된 결과였다. ‘독일’ 혹은 ‘뉴욕’과 같은 빵집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양에서도 번성한 지역의 이름일수록 소비자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 빵이 비싼 이유〉 중에서(243, 244쪽)3. 글로벌 푸드를 향한 K푸드의 약진, 그 미래는?―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제안하는 K푸드의 비전수많은 글로벌 푸드가 한반도에 들어와 한국화의 길을 걸었듯 세계로 퍼져나가는 한국 음식 역시 각지에서 현지화의 과정을 걸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반도에 유입된 글로벌 푸드의 한국사를 들려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세계에서 각광받는 K푸드의 현상을 점검한다.이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특정 지역의 음식과 식품이 글로벌 푸드로 진화하는 과정을 유형별로 살피며, 그에 김치와 라면, 김 같은 사례를 대입시켜 K푸드가 글로벌 푸드로 변화하는 모습들을 포착해낸다. 이뿐 아니라 한국 고유의 음식 문화 보존에 대한 고민 없이 식품의 수출량에만 급급하는 모습이나, 한국인과 다르게 K푸드를 소비하는 세계인의 모습을 무턱대고 비난하는 ‘음식 민족주의’, 그리고 기후 위기를 앞당기는 글로벌 유통망의 대량생산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놓치지 않는다. 글로벌 푸드로서 K푸드를 바라보는 이러한 시선은 한국 음식 문화의 보존과 올바른 확산,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K푸드의 비전을 제시한다.K푸드의 성장을 통해 국내 경제적·문화적 자본을 늘리려면 … 글로벌 퀴진과 글로벌 푸드의 네 가지 진화 유형을 각각의 해당 식재료·요리·식품에 잘 적용해야 한다. 식재료의 경우, 한국 김처럼 한국산 농수산물을 현지의 요리에서 특화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 … 국내와 해외에서 판매되는 K푸드의 포장지에 적힌 ‘원재료명’의 원산지는 다국적이다. 이것이 K푸드의 세계적 확산에 깔린 어두운 그림자다.―〈에필로그: 글로벌 퀴진과 글로벌 푸드로 진화 중인 한국 음식〉 중에서(342쪽)K푸드를 소비하고 만들고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 콘텐츠가 넘쳐난다. 이에 한국인들은 저마다의 감상과 함께 비판을 넘어선 비난까지 쏟아낸다. … 만약 K푸드의 세계적 확산을 바란다면, 한국인 스스로 ‘음식 민족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음식 민족주의’는 유럽 통합 과정에서 기존 민족과 국가 사이의 민족주의가 음식에 투영되어 나타난 현상을 가리킨다. 또 거기에는 자국의 퀴진과 푸드가 글로벌 식품 유통 시스템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려는 산업적 의도가 숨어 있다. ―〈에필로그: 글로벌 퀴진과 글로벌 푸드로 진화 중인 한국 음식〉 중에서(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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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 - 오늘 만난 고양이, 어디서 왔을까? (커버이미지)
    [역사]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 - 오늘 만난 고양이, 어디서 왔을까?
    • 바다루 (지은이)
    • 서해문집
    • 2022-02-24

    거리를 떠도는 고양이들은 흔히 볼 수 있다. 자동차나 인기척에 깜짝 놀라 달아나는 고양이도 있고, 사람에게 먼저 다가와 ‘냥’ 하며 몸을 부비거나 바닥에 드러누워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도 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보이지 않는다. 홀연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한 번쯤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한국에 사는 고양이는 언제부터 우리 곁에 머무르게 되었고 어떻게 공존해 왔을까.《기기묘묘 고양이 한국사》는 묘연했던 한국 고양이들의 내력을 낱낱이 들려준다. 어디를 거쳐 이 땅에 왔는지, 얼마나 귀여움을 받았는지, 어쩌다 도시를 떠돌게 되었는지, 다른 나라 고양이에 비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강할 수밖에 없는 그 역사적 맥락을 밝힌다. 한반도 최초의 집사 이규보의 검은 고양이숙종의 퍼스트 캣 금손, 묘마마와 동네 고양이들뚱보 공 이재순을 기절시킨 개화기의 아깽이까지K-고양이와 한국인의 파란만장 묘연 이야기고양이가 본래 외래종이어서인지, 우리나라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보통 이집트·유럽·일본 등 세계의 고양이와 아울러 짤막하게 다루어져 왔다. 이 책은 그렇게 생략되고 흩어져 있던 한국 고양이의 생기발랄한 발자국을 섬세하게 발굴하고 성실히 모아 만든 연대기다. 꼼꼼한 조사로 찾아낸 풍성한 사료들 속에서 고양이들은 정몽주의 스승 목은 이색, 환국정치로 대신들을 쥐락펴락한 숙종 등 한국사의 유명인들도 그저 한 명의 ‘집사’였음을 보여 주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신이 애지중지하는 고양이를 데려가려다 망신당한 양녕대군, 고양이만 돌보지 말고 시가에도 신경 쓰라는 친정아버지 효종의 편지를 받은 숙명공주의 일화, 찬양에 가까운 이규보와 성현의 고양이 시는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양이의 유구한 매력을 가늠하게 한다. ‘고양이’라는 말의 변천, 턱시도·치즈·삼색이의 옛 이름, 지금과 다른 캣닙 사용법, 전통적인 고양이상, 조선의 캣맘 ‘묘마마’ 등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흔적들을 발견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과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가 고양이를 바라볼 때,고양이는 자기가 겪었던 수많은 인간의 영혼을 고스란히 비춰 준다”독자들은 조상 집사들의 주접에 키득거리다가도, 한국 고양이의 신산한 삶에 비친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며 고양이와 인간이 지혜롭게 공존해 나갈 수 있는 길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저마다 다양한 욕망을 덧씌웠다. 학자는 자신이 믿는 우주의 작동 방식을 근거로 고양이를 설명했고, 의사는 고양이와 다른 사물의 상호작용에서 의학적 영감을 얻었다. 선비는 각자의 본분에 충실할 것을 고양이에 빗대 강조했고, 백성은 장수와 건강에 대한 염원을 고양이 그림에 담아 걸었다.”(218쪽) 길들여지지 않는 고양이에게 구구한 억측과 과장, 미신을 덧씌워 요물로 간주하고 저주의 희생양으로 삼기도 했다. 코로나처럼 전 세계를 휩쓴 콜레라 시대에 고양이는 액막이를 하려는 인간들의 위협을 받았으며, 도시에 밀집한 인구로 인해 늘어난 쥐를 잡기 위해 동원되었다가 쥐가 줄자 오히려 쥐약의 목표물이 되었다. 고작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도둑고양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던 이유다. 고양이를 향한 인간의 깊은 애정과 한없는 잔혹함이 교차하는 한국 고양이의 역사는 지금 우리가 동물에게 쏟는 다정함이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과 기꺼이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 이 책이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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